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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디자인이 제품이 되는 과정 (1)

실제 고객 사례를 통해 슈캐치와 신플이 어떤 가치를 만들어 내는지 소개해 드립니다.

Dongwon

·

화면 속 신발을 실제로 만들었습니다.

컨셉을 잡고, 디자인을 여러 차례 수정한 끝에 완성한 청키한 디자인의 데일리 스니커즈입니다. 그런데 처음 만든 컨셉 디자인이 그대로 샘플이 된 것은 아닙니다.

중간에는 판매 계획을 논의하는 미팅이 있었고, 생산처와 아웃솔을 찾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마음에 드는 솔이 있어도 주문 조건이 맞지 않으면 후보에서 제외해야 했고, 사용할 솔이 정해진 뒤에는 그 형태에 맞춰 디자인을 구체화해야 했습니다.

디자인을 실제로 만드는 과정에는, 이미지 밖에서 결정해야 하는 것들이 꽤 많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신발을 제작한 과정을 나누어 소개하려고 합니다. 첫 번째는 컨셉 디자인을 들고 미팅을 시작해, 실제 사용할 아웃솔을 고르기까지의 이야기입니다.

디자인을 들고 미팅에 들어가면, 질문이 달라집니다

처음에는 만들고 싶은 신발의 모습부터 생각합니다. 어떤 분위기인지, 어떤 소재를 조합할지, 전체적인 실루엣은 어떨지.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슈캐치에서 컨셉 디자인을 만드는 단계입니다.

이렇게 시각화한 디자인은 미팅에서 함께 이야기할 출발점이 됩니다. 머릿속에만 있던 신발을 화면에 꺼내 놓으면, 서로 어떤 제품을 생각하고 있는지 확인하기가 쉬워집니다.

그런데 판매 계획을 논의하기 시작하면 질문이 달라집니다.

“이 제품을 어느 정도의 규모로 판매할 것인가?”

“그 계획에 맞추려면 어떤 조건으로 생산해야 할까?”

이번에도 컨셉 디자인을 만든 뒤, 미팅을 통해 판매 계획과 목표 단가, 생산 수량을 논의했습니다. 예산이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 조건들은 이후 생산처와 아웃솔을 찾는 기준이 됐습니다.

컨셉 디자인만 볼 때는 괜찮았던 선택도, 생산 조건을 대입하면 다시 생각해야 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모양을 구현할 수 있어도, 그 과정에서 필요한 개발비나 주문 수량을 감당하기 어렵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니까요.

같은 스니커즈라도, 출발 비용은 다릅니다

신발을 처음 제작할 때는 비용을 소재와 공임 위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어떤 제품을 만들지에 따라, 생산을 시작하기 전에 준비해야 하는 비용도 달라집니다.

대표적인 것이 금형을 비롯한 툴링 비용입니다.

솔의 형태를 새로 개발하거나 별도의 사출 부품을 추가하면, 해당 부품을 만들기 위한 도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에서는 작은 장식이나 구조물 하나지만, 제조에서는 별도의 개발과 생산이 필요한 부품이 되는 것입니다.

이 비용을 생산 수량에 나누어 반영하면 제품당 부담에도 영향을 줍니다. 공급업체가 제시하는 개발비 회수 조건이나 부품별 MOQ, 즉 최소 주문 수량까지 고려하면 선택할 수 있는 범위는 더 달라집니다.

그래서 제한된 예산으로 시작할 때는 카테고리 이름만으로 제작 난도를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같은 스니커즈라도 기존 부품을 활용하는 디자인과 전용 솔·부품을 새로 개발하는 디자인은 출발 조건이 다릅니다.

이번에는 새로운 툴링이 필요한 요소를 줄이고, 기존에 생산 가능한 솔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진행했습니다. 디자인을 구체화하기 전에 비용이 크게 발생할 수 있는 부분부터 정리한 셈입니다.

아웃솔을 찾는 일이 디자인의 일부가 된 이유

판매 계획과 제작 조건을 정리한 뒤에는 생산처와 아웃솔을 수배했습니다. 이때 활용한 것이 오픈몰드입니다.

오픈몰드는 특정 브랜드가 몰드를 소유하지 않아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금형을 말합니다. 이 금형으로 생산하는 오픈솔을 사용하면, 솔의 형태를 처음부터 개발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대신 이미 정해진 형상 안에서 디자인해야 합니다. 초안에 있는 솔의 앞코를 조금 더 길게 만들거나, 옆면의 굴곡을 바꾸고 싶다고 해서 이미지처럼 간단히 수정할 수는 없습니다. 변경 범위에 따라 금형 수정이나 신규 개발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작업에서는 컨셉 디자인 이후 바로 디테일을 확정하지 않았습니다. 먼저 사용할 아웃솔을 찾고 선택한 뒤, 그 부품을 반영해 디자인을 구체화하는 순서로 진행했습니다.

아웃솔이 정해지면, 디자인할 수 있는 범위도 더 명확해집니다. 어떤 비례로 갑피를 구성할지, 솔과 만나는 부분을 어떻게 정리할지, 어디에 컬러 포인트를 줄지 실제 부품을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됩니다.

브랜드의 디자인 레퍼런스 기준으로,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아웃솔 후보를 검토하였습니다.

첫 번째로 걸러낸 것은 소재와 주문 조건이었습니다

오픈솔이라고 해서 모두 이번 제작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기존 금형이 있어도 소재와 부품 구성, 컬러에 따라 주문 조건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중요하게 본 조건은 MOQ 부담이 비교적 낮고, 어떤 컬러로 생산할 수 있는가였습니다.

먼저 별도 사출 부품이 포함된 솔은 MOQ 문제로 제외했습니다. 솔의 전체적인 모양이 마음에 들어도, 그 안에 들어가는 부품의 주문 조건까지 맞아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검토한 인젝션 파일론과 E-TPU 발포 솔도 후보에서 제외했습니다. 고객사의 생산 계획 수량보다 MOQ가 높았고, 화이트 컬러로만 생산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판단의 기준은 이번에 연락한 공급처에서, 필요한 조건으로 해당 솔을 공급받을 수 있는지였습니다. 소재 이름만 보고 주문 가능 여부를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같은 계열의 솔이라도 공급처가 취급하는 제품과 컬러, 생산 조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최종적으로 선택한 것은 CMP 파일론 미드솔과 러버 아웃솔을 조합한 오픈솔입니다. 수배한 후보 가운데 MOQ 부담이 비교적 낮았고, 컬러 지정도 가능했습니다.

이 두 조건이 맞으면서, 이후 슈캐치에서 컬러와 디테일을 수정할 때 실제 제작을 전제로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생겼습니다.

이번 제작의 주문 조건과 컬러 지정 요구에 맞춰 선택한 오픈솔입니다.

마음에 드는 쉐입과 내 디자인에 맞는 쉐입

소재와 주문 조건을 통과한 후보는 디자인과 함께 봐야 합니다. 솔만 놓고 봤을 때 멋진 형태가, 내가 만들려는 갑피와도 잘 어울릴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측면에서는 적당해 보였던 솔이 위에서 보면 앞코가 생각보다 넓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날렵한 갑피를 생각했는데 솔의 볼륨이 크면 전체적인 인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초안의 일부를 조정할 수도 있습니다. 처음 생각한 인상을 유지하면서 솔에 맞춰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어디인지 판단하는 것입니다.

오픈솔을 활용할 때는 이런 조율이 중요합니다. 사용할 부품의 형태가 정해져 있는 만큼, 그 부품과 어울리도록 디자인을 발전시키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사진에서 괜찮아 보여도, 아직 확인할 것이 남아 있습니다

디자인과 어울리는 솔을 찾았다면 다음에는 실제 제작에 필요한 형상 자료를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라스트를 준비하려면 솔과의 관계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라스트는 신발의 형태와 내부 공간을 만드는 틀입니다. 원하는 갑피를 만들고 솔과 결합하려면, 솔에 맞는 라스트를 확보하거나 제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때 확인할 자료가 라스트 바텀게이지와 아웃솔 탑게이지입니다. 솔 상부와 라스트 바닥의 형상·치수를 검토하는 데 필요한 자료로, 표기된 사이즈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두 부품이 맞는다고 판단해서는 안 되며, 갑피와 창의 접착면이 호환돼야만 품질과 디자인 문제 없는 제품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힐드롭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뒤꿈치와 앞꿈치의 지지 높이 차이를 확인하고, 라스트의 형상과 어떻게 맞출지 검토해야 합니다. 옆에서 보이는 솔의 외곽 높이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이런 항목은 솔을 선택한 뒤 라스트 제작 단계에서 갑자기 확인하기보다, 후보를 좁히는 과정에서 자료를 받을 수 있는지부터 살펴보면 좋습니다. 마음에 드는 솔을 골랐는데 다음 제작 단계로 넘어갈 자료가 부족하면, 다시 확인하고 조율하는 시간이 필요해지니까요.

아웃솔 탑게이지와 라스트 바텀게이지의 형상에 차이가 난다면, 제조 이후 모양이 일그러지거나 접착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샘플에 쓸 사이즈가 있다고 끝은 아닙니다

판매 계획까지 생각하고 있다면 사이즈런, 즉 공급 가능한 사이즈 범위도 확인해야 합니다.

샘플을 만들 사이즈는 있어도, 이후 판매하려는 사이즈까지 모두 준비되어 있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필요한 사이즈의 금형이 없다면 추가 개발 여부와 비용을 다시 검토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툴링 비용을 줄이기 위해 오픈솔을 선택했는데, 사이즈를 확장하면서 새로운 금형이 필요해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픈솔의 공급 조건을 볼 때는 당장 샘플을 제작할 수 있는지와 함께, 이후 판매 계획에도 맞는지 살펴야 합니다. 앞서 미팅에서 논의한 계획이 이 단계에서 다시 선택의 기준이 됩니다.

실제 부품을 찾고 나니, 다음 디자인이 보였습니다

이번 작업에서는 컨셉 디자인으로 시작해 판매 계획을 논의하고, 그 조건에 맞는 생산처와 아웃솔을 찾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추가 툴링 부담이 큰 요소를 줄이고, MOQ와 컬러 지정 조건에 맞는 CMP 파일론·러버 오픈솔을 선택했습니다.

이제 디자인에 반영할 실제 부품이 정해졌습니다. 처음의 컨셉을 바탕으로 갑피와 솔의 비례를 맞추고, 컬러와 디테일을 구체화할 차례입니다.

이후에는 슈캐치에서 여러 차례 디자인을 수정하고, 샘플로 확인하는 과정이 이어졌습니다. 처음 생성한 이미지에서 어떤 부분을 유지하고 무엇을 바꿨는지, 실제 솔이 들어오면서 디자인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함께 보여드리려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선정한 오픈솔을 슈캐치 디자인에 반영하고, 벡터화 기능으로 컬러와 세부 요소를 수정한 과정을 실제 작업 화면과 함께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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